[책] 개는 어디에 - 요네자와 호노부
발랄한 표지 일러스트
지인의 추천을 받아 산 책.
가벼워 보이는 표지 때문에 나도 가벼운 맘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내용은 다소 심각하고 전개는 긴박했다.
그 덕에 3시간 정도 걸려 단숨에 읽었다.
아토피염 때문에 고향인 시골로 돌아와 개 찾는 사무소나 하며 살려던 주인공에게 실종된 손녀를 찾아달라는 첫 의뢰가 오고,
조수가 되겠다고 자청하는 고등학교 후배와 함께 마을 고문서의 진위 여부를 가려달라는 두번째 의뢰도 온다.
전혀 다른 듯한 두 사건에 묘한 접점이 있었고 실종된 '사쿠라 도코'가 어떻게 되는지 끝까지 궁금하게 만드는 전개가 대단하다.
이 작가의 다음 작품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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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복고가 대세라...
오랜만에 공일오비의 음악을 다시 들어보고자
youtube에 들어가서 '아주 오래된 연인들' 클립을 찾아 보았다.
그런데...
더헉
넥타이 머리에 감고.. 이거 뭐 부서 회식에서 신이 난 부장님이세요?
부장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하아....
추억은 그냥 그리워만 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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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당 빵 구매대행 서비스를 원한다.
어제 KTX 타고 왔다갔다하는데, 대전에서 성심당 봉투 탄 사람들이 잔뜩 타서 부러웠다.
미리 주문하면 성심당 빵 포장해서 역 플랫폼까지 갖다주는 서비스 누가 할 생각없냐.
건당 수수료 받고.
이를테면...
'부추빵이랑 대나무잎 찰빵 4개씩 KTX 161열차요! 대전역 4시 도착입니다'
'네네 이따 8번칸 문 앞에서 일괄 배포할테니, 지금 입금하시구요. 휴대폰 끝자리 대고 찾아가시면 됩니다.'
'ㅇㅋ 바로 쏠게영'
'넹넹 4885 고객님 이따 뵙겠습니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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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7을 깔기 망설여지는 이유
iOS7을 깔기 망설여지는 이유는 애플 탓이 아니라,
트위터 @redviolin0808 님이 주신 캡쳐
iOS7의 개발자 버전이 나온지 한 달이 넘었는데, 여태 iOS7에 대응도 못 하고 있는 국산 앱들.
그것도 나름 큰 기업들의 어플이 다 이 모양이다.
심지어 iOS를 다운그레이드 하란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들.
우물 안 개구리처럼 보호벽 쳐진 국내 시장에서 배짱 튕기며 장사하다보니
다들 감각이 없어진 모양인데, 천년 만년 그럴 수 있을 것 같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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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이었나.
96년이었던 것 같다.
제능 오빠를 처음 알게 된 건.
내가 한창 유행하던 PC 통신에 빠져서 살던 시절이었다.
당시 나름 인기 있던 청소년 드라마의 주인공인 최강희의 팬클럽 'NEAT'의 대화방에서 오빠를 만났다.
매일 밤 열려있던 대화방에는 언제 접속해도 누군가가 반가운 인사를 해주었고,
사람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밤새 많은 얘기를 주고받았다.
고1이던 내게 '채팅'은 생활의 큰 기쁨이자 활력소였다.
그곳에서 마음 맞은 멤버들 몇몇이 따로 친목 모임을 만들었고,
모임의 이름은 분류코드 sg114, 인연만들기(통칭 인연동)였다.
인연동의 시삽이 제능오빠였다.
오빠는 나와는 나이 차이도 많이 나지만 꼰대질 한 번 하지 않고, 늘 편하게 대해주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남 나쁜 말도 하는 걸 못 봤고, 적절한 유머로 사람들을 웃게 해줄 줄 알았다.
이해심도 풍부해서, 고딩 때부터 대딩 때까지 꾸준히 질풍노도였던 나를 잘 도닥여주었다.
하루는 내가 당시 좋아하던 사람 때문에 힘들어서 대화방에서 하소연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다 내 감정에 취해서 징징 짜고 있었는데, 오빠가 물었다.
'너 우니?'
대체 이 오빠는 파란 화면에 찍힌 하얀 글씨의 어디를 보고 그걸 안걸까?
내게 놀랄 틈도 오래 주지 않고 전화가 왔다. 오빠였다.
오빠 목소리를 듣자마자 뭔지 모를 안도감에 나는 울음을 터트려버렸다.
내게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큰 오빠, 큰 형 같던 사람.
인연동의 '정신적 지주'로 불렸던 그 사람.
그런 오빠가 지난 월요일에 세상을 떠났다...
6월 9일 일요일. 밤.
오빠는 신장 이식 수술을 받으러 입원한다는 말을 카톡 단체방에 남겼다.
한 달 후쯤 퇴원하면 연락하겠다는 말과 함께.
그때, 오빠 목소리를 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전화를 걸었던 건,
내 나름의 촉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오빠는 예의 그 따뜻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하도 오랜만에 전화를 걸어 면목없어하는 나에게 너답지 않게 왜 그러냐고 농담을 했다.
퇴원하면 정모 한 번 합시다- 그렇게 말하고 우리는 웃으며 통화를 마쳤다.
그리고 이때 들은 목소리가 마지막이 되었다.
어제, 즉 7월 11일 목요일 밤 11시 반쯤.
자다가 기범오빠의 전화를 받았다.
휴대폰 화면에 뜬 오빠의 이름을 보는 순간, 싸한 느낌이 왔다.
느낌은 틀리지 않았다.
수술은 잘 끝났다고 했다.
그런데 7월 8일 월요일, 아침을 먹고 난 후
갑작스러운 폐렴 증상을 보여 중환자실로 옮겨졌다고...
그리고, 큰누나 되시는 분이 이제야 휴대폰 잠김을 풀었다며 연락을 준 어제는
원래대로라면, 제능 오빠의 퇴원 예정일이었다.
이런 걸 보면 역시 신은 없다.
있다면 착한 제능오빠에게 이럴 리 없지.
몇 년을 고생하다, 이제 겨우 이식 수술도 잘 받았는데,
신이란게 있다면 이러면 안 되지.
오빠.
결국 이렇게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헤어졌네.
담에 만나서 이번에 못한 정모 꼭 하자. 그때까지 잘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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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하늘의 별.
살랑살랑 불어오는 밤 바람.
멀리서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을 듯한 것들만 쭉 떠올리는데도
이상하게 눈물이 나.
왤까.
언제인가부터,
그의 글이 재미가 없다.
누구보다 재치 넘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그의 글을 빠르게 스크롤해서 훑고 넘기는 나를 발견한다.
어쩌면 그는 주변의 그런 기대를 너무 의식한 건 아닐까.
억지로 쥐어짜는 재치는 티가 난다.
내 글도 누군가는 같은 생각으로 보고 있지 않을까?
그게 좀 무섭다.
우리 딸이 아주 똑똑하거든~
남자는 '우리 딸'에 힘을 주어 말했다.
그의 주변으로 둘러 앉아 그의 얼굴을 쳐다보며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서너명의 남녀는 그 남자보다는 젊어 보였다.
얼마 전에 선을 봤는데, 남자가 서울대 법대 나와서 동경대에서 공부를 했다고 하더라고~
바로 오른편에 앉은 여자가 자연스럽게
'남자도 아주 똑똑한 사람이네요'
하고 추임새를 넣는다.
근데 그 놈을 우리 딸이 차버렸지.
일행들이 '오' 하고 적절히 감탄사를 내뱉는다.
남자가 우쭐댄다.
딸의 연애사 - 그것도 행복한 진행형이 아니라 깨져버린- 가 어째서 타인 앞에서 우쭐댈만한 이야깃거리가 되는지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는 그 기세에 힘을 얻어 그 뒤로도 한동안
정치인 누구는 글렀다느니, 요즘 젊은 친구들이 나약하다느니 하는
누구도 1분 이상 들어주기 힘든 이야기를 잘난척하며 한참을 주절댄 뒤에
'그만 일어들 나지' 로 겨우 끝을 맺었다.
알람을 끄고 돌아와 자리에 누우니 창밖에서 풀벌레소리가 시끄러울 정도로 들려온다. 저게 귀뚤이가 아니라 사실은 꼽등이라며?
먹이사슬에서 바퀴벌레보다 위에 있다는.
이 시간의 아파트는 뭔가 묘하다. 건너편에도 나처럼 잠 못들고 밖을 내다보고있는 사람이 있을까?
벌써 어제가 되어버렸지만 서울엔 정말 미친 폭우가 내렸다.
「이 시기엔 아직 도심의 하수도 설비가 잘 갖춰지지 않아 집중호우시엔 빗물이 역류하고 배수가 이루어지지 않는 등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라는 설명과 함께 세수대야와 돼지가 둥둥 떠있는 사진이 실리는 건 교과서의 근현대사 파트에서나 볼 수 있는 건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그것도 쥐20을 치루네마네하는 2010년의 서울에서.
수도권 시민들은 추석을 앞두고 지옥을 경험했다. 나랏님 바뀌고나서 왜 이렇게 자연현상이 격할까.
새벽공기가 차다. 창문을 닫았다. 이 시간에 이런 글이나 끄적이고 있는 건 다 엄마 때문이다.ㅎㅎ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