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thing to remember

잔파비치

photo/on a trip2014. 7. 7. 14:57
오키나와


태국으로 가는 날 저녁.

설레는 맘으로 공항으로 가 샌드위치와 샐러드로 저녁식사를 마치고,

일찌감치 면세구역에 들어가서 열심히 구경질.




내가 아는 '한류 아이템'은 겨울연가 화이트 초콜릿 정도였는데,

그 사이 새로운 아이템이 많이 나왔더라.

황진이 초콜릿이라니 ㅋㅋㅋ 너무 안 어울리잖아.

근데 장난스런 키스는 언제 방송한거야??? 나만 모른 거야??? 0_0






내가 탈 타이항공 여객기.

나도 로열 실크 클래스 타고 싶다.

체크인 하려고 기다리는데, 로열 실크 클래스 모녀 삼인방이

긴 줄을 비웃듯이 전용 창구로 가서 체크인 하는 모습이 어찌나 부럽던지.






자리에 미리 준비되어 있던 보라색 담요와 베개.

그리고 작은 주머니에 들어 있는 이어폰.

마침 내가 입고 간 옷까지. 모든 게 보라색이다.

깔맞춤은 촌스러운 거랬는데. 에잉.






여행의 들뜬 마음에 와인을 달라고 했으나, 한 모금 마시자마자 술보다 후회가 먼저 목구멍으로 넘어가더라.

이게 와인이냐! 엉!






기내식을 나눠 주면서 한국 승객의 편의를 위해

한글로 적은 메뉴판을 들고 다니는 타이항공 승무원.






그 모습이 재미나서 카메라(아이폰)를 들었더니, 저런 표정을 지어 주었다.

팬서비스 정신이 투철한 분이다.






기내식은 치킨 그린 커리와 비빔밥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다.

두 번 생각할 필요도 없다. 무조건 그린 커리!!!

내가 시킨 그린커리가 마지막이었다며, 일행은 선택의 자유 없이 '비빔밥'
이래서 좌석은 좋은 델 해야 된다고... 







비빔밥. 비주얼은 나쁘지 않으나, 맛은 좋다고 할 수가 없는 아이템.

왠만하면 기본은 하는 비빔밥을, 어떻게 만들면 맛이 없냐.

게다가 콩나물인지 시금치인지 모르겠지만, 쉰내까지 났다.


그래서,


그린 커리를 시킨 나는 행운아!!

...ㅇㅈㄹ







무튼 스무스하게 출발하여, 스무스하게 날아온 덕에

예상 시간보다 30분 빨리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방법은 택시도 있겠지만,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공항철도를 이용하면 값도 저렴하면서 택시기사와 귀찮은 요금흥정을 하지 않아도 되어서 좋다.
게다가 급행을 타면 BTS 환승역인 '파야타이(Phaya Tahi)'까지 15분만에 간다.
하지만, 초행이라 지하철 역에서 호텔까지의 길을 잘 모르거나, 짐이 많아서  

공항에서 호텔까지 택시로 이동해야 할 경우,

입구에서부터 치열한 택시 삐끼들의 호객행위에 혹하지 말고




저렇게 'Public TAXI'라는 표지판을 잘 보고 따라가야 한다.






태국에 가면 외국인을 상대로는 미터요금대로 받는 기사가 거의 없다.

무조건 흥정을 해서 요금을 정해놓고 타야 한다.

흥정에 자신이 있다면 해볼 만 하지만, 나한테는 너무 힘든 일이었다.

저 퍼블릭 택시도 'METER'라고 써 놓은 주제에 탑승해서 문을 닫기가 무섭게 기사가 350밧을 불렀다.


그럴 땐, 당황하지 말고

'Meter, please' 라고 하자.ㅋㅋ

안 키고 뻘소리 하면 무시하고(어차피 못 알아들으니까) 

킬 때까지 주시하며 몇 번이고 얘기하자. 미터 플리즈.


그렇게 미터로 도심으로 이동하면 거리요금 외에 공항 이용료 + 톨비 등을 내야 하는데,

그렇게 해도 기사들이 흥정하며 부르는 요금보다 싸다.
 





태국 택시는 참으로 컬러풀하더라.






잘 뚫린 고속도로를 쓩쓩 달려 호텔에 도착했다.

호텔 이름은 Grand Sukhumvit. 세계적인 호텔 체인 Accor에서 관리하는 곳이다.

BTS(지상철) 나나역과 도보로 5분도 안 걸릴 위치에 있고, 방콕의 최대 번화가인 siam(시암)과도 가까운.

위치가 좋은 호텔이었다.













룸은 깔끔하고 넓었다. 거실, 주방, 침실이 모두 분리된 스타일로
비수기라서 이런 좋은 방을 1박 2700밧(약 10만원)에 이용할 수 있었다. 
성수기라면 4050밧(약 15만4천원) 정도 한다고 한다. 






두 명이니까 물도 두 병.
태국에서는 어느 식당을 가든, 물을 공짜로 주지 않는다.
그래서 호텔의 공짜 물이 유독 반갑게 느껴 진다.  



내일은 일찍 일어나서 짜뚜짝 시장에 가야 하므로,
씻고 기절 _-_ 





설탕 속에 파묻힌 듯한 솔방울



내가 군산에 간 시기는 마침 전라도 지역에 대설경보가 내리고 난리치던 시점이라,
이동하면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군산이란 곳이 생각보다 작은 도시여서 폭설에도 불구하고 구간 구간을 택시로 이동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그리고 덕분에 나름의 운치도 있었고 :)


 


옛 군산세관



여기가 일제 강점기에 군산항의 세관업무를 보던 곳이다.
딱 그 시대 건물같이 생겼어.
지금은 업무용도로 사용되지는 않고, 바로 옆에 새로 지은 진짜 세관이 있다.

근데 이 건물... 앞에서 보면 세관이지만,






옆에서 보면 전시관이다;;

'호남 관세 전시관'.





참고로 전시관 뒤에 있는 창고도 그 시대에 지어진 건물.




 


호남 관세 전시관 내부



이 시기에 지어진 건물들은 참 뭐랄까. 내가 건축을 공부하진 않아서 모르겠지만
서양식 건물에 대한 일본인들의 나름의 동경과 재해석이 느껴진달까?
일본식도 아니고 서양식도 아닌.

 




지금은 세관에 관련된 정보를 전시하는 용도로 쓰이고 있는데,
불법으로 반입하려다 압수된 물건들도 전시되어 있다.
명품 카피품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이런 것도...











곰도 때려 잡겠네...


별 걸 다 들여올라 그랬구만 -_-







그 외에도 집무실...(이건 실제로 누군가 사용 중인듯)
관광 기념 스탬프도 놓여 있기 때문에, 원한다면 스탬프를 모아 보자~ㅋㅋ

 





세관 주변으로 아마도 당시 일본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았겠지...
그래서인지 큰길가에도 일본식 가옥들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저런 집들을 '적산가옥'이라고 한다고.

적산가옥:
적산(敵産)은 본래 ‘자기 나라의 영토나 점령지 안에 있는 적국의 재산 또는 적국인의 재산’을 뜻하나, 우리나라에서는 해방 후 일본인들이 물러간 뒤 남겨놓고 간 집이나 건물을 지칭한다. 국내의 적산가옥은 해방 후 일반인에게 대부분 불하(拂下)되었다.
<출처 : 부동산용어사전>









아픈 역사이긴 해도, 
그렇기에 더욱 이런 건물들이 잘 보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인데
이 건물은 철거할 예정인지.. 관리가 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나가사키 18은행


세관 옆 쪽으로 은행 건물이 있는데.
유명한 조선은행은 복원 공사 중이라고 하고, 이건 '나가사키 18은행'

군산항을 통해 군량으로 충당하기 위한 곡물을 수탈하면서, 생활이 어려워진 농민들을 대상으로
고리대금을 한 나쁜노무시키들.
근데 뭐 지금의 한국 은행들이 한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은가 싶기도 하고.

광복 후에는 대한통운에서 사용했다고 한다.



 


나가사키 18은행 내부


하필 문 밑에 끼어 있는 전단지마저 저런 거.




 

나가사키 18은행 내부


휑~하니 쓸쓸한 느낌을 팍팍 주고 있다.
벽에 걸려 있는 건 탐 크루즈냐...







이런 복층 구조 좋아하는 것도 일본인 답다.















나가사키 18은행 내부








나가사키 18은행 내부


뒤쪽은 좀 더 상태가 안 좋다.
근데 이쪽에 무기창고 같은 것도 있었다는 거.




 


옆쪽에는 숙직실 등으로 쓰였을 것 같은 일본식 2층 건물이 있다.





이 때, 갑자기 눈이 내리기 시작해서 서둘러 이성당으로 이동 -_-)/



 



우선 숙소까지 택시로 이동했다.



택시 안에 이렇게 쿠션처리(?) 돼 있는 거... 서울에선 잘 못 보는데 지방가면 많이 보인다.

이거 맘에 듬 ㅋㅋ


우선 체크인을 마친 후,
점심으로 3천원밖에 안한다는, 직접 먹어보기 전까진 그 말을 믿을 수 없을 것 같은 게장 백반을 먹기로!


* 위치



 

 

여기저기 방송을 많이 탄 집이다.

게장이 3천원밖에 안한다는데, 그럴만도 하지.

웃긴 건, 이 집 원래 상호는 '청기와 아구'라는 거





 


대략 메뉴판은 이렇지만, 그냥 '게장 백반 주세요~' 하면 된다. 








그럼 이렇게 한 상 차려지는 거.
믿어지심꽈? 이게 3천원짜리 밥상이라는게???
반찬 가짓수 늘이려고 곧잘 내놓는 고기보다 밀가루가 더 많이 들어간 저질 햄쪼가리 하나 없는!
이쯤 되면 게장이 덜 맛있어도 용서할 듯한 기분이 든다.ㅋㅋ
 






근데 실제로 게장이 맛있어!!!
오히려 다른 반찬들이 더 맛있는 느낌 ㅋㅋㅋ
그래도 3천원에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생각.






밥을 먹고 나와서, 군산세관을 보러 가려고 큰길쪽으로 걸어가는데
대형 거북선이 등장했다. 
저 쌩뚱맞은 건물의 정체는... 찜.질.방.
거하다 거해 ㅋㅋㅋ


암튼 군산세관으로 이동...





작년 연말,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 짧은 여행을 다녀올까..하며 고민을 했다.
(작년 여행기를 왜 이제 적냐고 하면, 딴 거 없다. 게을러서다 ㅋㅋ)
전주가 물망에 올랐고, 전주만 다녀오긴 너무 아쉬워 한번도 가본 적 없는 군산도 목적지에 함께 넣었다.
한번도 가본 적 없는 군산. 두근두근대는 마음으로 오랜만의 무궁화호 탑승!

☞ 영등포(08:33)->군산(11:47) 무궁화호. 운임:13,700원























창 밖으로 보이는 하얀 풍경은 하나같이 너무 예뻐서,
질릴 새도 없었다.




군산역 플랫폼


군산역 도착! 
시간이 이른 때문인지, 여기서 내린 승객은 10명도 채 안되어 보였다.

끝없이 뻗은 하얀 철길을 눈부시게 바라보다 숙소를 향해 발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