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thing to remember




설탕 속에 파묻힌 듯한 솔방울



내가 군산에 간 시기는 마침 전라도 지역에 대설경보가 내리고 난리치던 시점이라,
이동하면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군산이란 곳이 생각보다 작은 도시여서 폭설에도 불구하고 구간 구간을 택시로 이동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그리고 덕분에 나름의 운치도 있었고 :)


 


옛 군산세관



여기가 일제 강점기에 군산항의 세관업무를 보던 곳이다.
딱 그 시대 건물같이 생겼어.
지금은 업무용도로 사용되지는 않고, 바로 옆에 새로 지은 진짜 세관이 있다.

근데 이 건물... 앞에서 보면 세관이지만,






옆에서 보면 전시관이다;;

'호남 관세 전시관'.





참고로 전시관 뒤에 있는 창고도 그 시대에 지어진 건물.




 


호남 관세 전시관 내부



이 시기에 지어진 건물들은 참 뭐랄까. 내가 건축을 공부하진 않아서 모르겠지만
서양식 건물에 대한 일본인들의 나름의 동경과 재해석이 느껴진달까?
일본식도 아니고 서양식도 아닌.

 




지금은 세관에 관련된 정보를 전시하는 용도로 쓰이고 있는데,
불법으로 반입하려다 압수된 물건들도 전시되어 있다.
명품 카피품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이런 것도...











곰도 때려 잡겠네...


별 걸 다 들여올라 그랬구만 -_-







그 외에도 집무실...(이건 실제로 누군가 사용 중인듯)
관광 기념 스탬프도 놓여 있기 때문에, 원한다면 스탬프를 모아 보자~ㅋㅋ

 





세관 주변으로 아마도 당시 일본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았겠지...
그래서인지 큰길가에도 일본식 가옥들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저런 집들을 '적산가옥'이라고 한다고.

적산가옥:
적산(敵産)은 본래 ‘자기 나라의 영토나 점령지 안에 있는 적국의 재산 또는 적국인의 재산’을 뜻하나, 우리나라에서는 해방 후 일본인들이 물러간 뒤 남겨놓고 간 집이나 건물을 지칭한다. 국내의 적산가옥은 해방 후 일반인에게 대부분 불하(拂下)되었다.
<출처 : 부동산용어사전>









아픈 역사이긴 해도, 
그렇기에 더욱 이런 건물들이 잘 보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인데
이 건물은 철거할 예정인지.. 관리가 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나가사키 18은행


세관 옆 쪽으로 은행 건물이 있는데.
유명한 조선은행은 복원 공사 중이라고 하고, 이건 '나가사키 18은행'

군산항을 통해 군량으로 충당하기 위한 곡물을 수탈하면서, 생활이 어려워진 농민들을 대상으로
고리대금을 한 나쁜노무시키들.
근데 뭐 지금의 한국 은행들이 한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은가 싶기도 하고.

광복 후에는 대한통운에서 사용했다고 한다.



 


나가사키 18은행 내부


하필 문 밑에 끼어 있는 전단지마저 저런 거.




 

나가사키 18은행 내부


휑~하니 쓸쓸한 느낌을 팍팍 주고 있다.
벽에 걸려 있는 건 탐 크루즈냐...







이런 복층 구조 좋아하는 것도 일본인 답다.















나가사키 18은행 내부








나가사키 18은행 내부


뒤쪽은 좀 더 상태가 안 좋다.
근데 이쪽에 무기창고 같은 것도 있었다는 거.




 


옆쪽에는 숙직실 등으로 쓰였을 것 같은 일본식 2층 건물이 있다.





이 때, 갑자기 눈이 내리기 시작해서 서둘러 이성당으로 이동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