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thing to remember



 

집에 오는 지하철을 플랫폼 벤치에 앉아 기다리는데, 한 가족이 내 쪽으로 왔다. 

 

엄마 손을 잡은 서너 살쯤 되어 보이는 꼬맹이가 한 손에 벚꽃 가지를 들고 있는 걸 보니 꽃구경을 다녀오나 보다.
앉으라고 옆으로 살짝 비켰더니, 꼬맹이가 내 옆에 꽃가지를 내려놓았다. 엄마는 그 꽃가지를 챙겨 무릎 위에 올려놓고 내 옆에 앉았다. 그러자 꼬맹이가 꽃을 다시 집어들고,
"이 언니한테 준거야"
라고 하면서 내 옆에 살포시 내려놓았다. 엄마가 민망해하는 표정으로 '이걸 왜 언니한테 줘' 하고 다시 가져가자,
"언니 선물이야아~"
하며 엄마 손에서 기어코 꽃가지를 빼내 내 옆에 놓았다.

'고맙습니다' 하고 웃어주었더니, 부끄러워하며 엄마 옆으로 숨었다.

 

아이들은 뭔가를 줄 때, 상대방의 손에 직접 '자' 하고 내미는 경우가 많은데, 이 아이는 나에게 직접 주지 않고 옆에 가만히 놓기만 하는 게 신기했다.

 

 그때 지하철이 플랫폼으로 들어왔고, 꼬맹이는

 

"언니 그거 잃어버리면 안대!"를 외치며 엄마에게 끌려(?)갔다.
흐뭇했지만 어딘가 조금 민망했던 나는 그 가족과 다른 칸에 탑승했다.

 

 

그러고 나서 나는 알았다.

 

 




 

지금 사람들에게 나는, 벚꽃 구경가서 나뭇가지나 꺾은 천하에 개념 없는 여자로 보이겠구나…. 하는 사실을.

저 그런 사람 아니에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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